마스터 비전

2012 대전독립영화제 특별 섹션
[마스터 비전 - ‘오점균’ 특별전]
[더 클래스 - 공감과 계몽 사이에서 ‘오점균’을 만나다]

#. 우선, 지난 2007년 제1회 대전독립영화제를 개최할 때부터 숙원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마스터 비전’이 6번째 시도 만에 드디어 시작하게 된 점에 대해 감개무량(?!) 함을 이야기하는 것을 이해해 주기를 바랍니다. 솔직히 ‘오점균’ 감독은 이미 그 당시부터 ‘마스터 비전’의 첫 번째 타자로 소위 ‘점’찍어 놓은 상태였습니다. 잠깐 2007년의 상황을 회상해보자면 ‘오점균’ 감독은 단편이었던 <생산적 활동>을 동명으로 하여 제작한 저예산 독립장편영화 <생산적 활동>을 완성하여 개봉한 후 충무로 데뷔작인 <경축! 우리사랑>의 제작에 매진하던 중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프로젝트가 미루어진 덕분에 우리는 <경축! 우리사랑>이라는 작품과 함께 오점균을 만나게 되는 인연을 갖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대전독립영화제’에서는 그토록 오점균 감독을 ‘마스터 비전’의 첫 번째 대상으로 ‘찜’을 해놓고 6년을 기다리고 ‘숙성’시킬 정도로 의미를 부여한 것일까요? 단순히, 그가 대전에서 유년과 청소년기를 보내고 지금도 부모님이 살고 계신 본향이라서 그런 걸까요? 분명 그도 한 이유가 될 수는 있겠지만 이에 대한 이해의 바탕과 근거를 찾아보기 위해서는 그의 단편독립영화 시절의 문을 열어젖히고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 속성인 ‘보고 보여진다’는 행위가 갖는 폭력성의 근원을 순진무구한 어린 남매가 보여주는 강자와 약자의 관계성을 통해 참으로 잔인하다 싶을 정도의 관조성으로 담아낸 <미안해>부터 시작된 그의 독립단편영화 경력은 그 뒤 본격적으로 생태주의라는 일종의 ‘계몽’적 깨달음과 함께 하게 됩니다. 바로 그러한 자신의 신념을 강력하게 투영한 단편영화 <초촌면 신암리>는 아마도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똥’이라는 현실의 존재물질을 정면으로 담아낸 영화로 기록될 것이다. 생명의 순환 중 어쩌면 가장 중요한 존재일지 모를 ‘똥’은 실제로 보여 지는 것이 투영되는 영화의 속성으로 인해 은연 중 스크린에서 은폐되어 버린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똥’을 오점균은 관객 앞에 정면으로 들이대며 기존의 관념과 개념을 다시한번 재고하고 숙고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똥’에 대한 감독의 표현적 측면은 그 뒤 장편독립영화 <생산적 활동>에서도 그 의미를 약간은 달리하며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집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실제로 존재하는 유기농 재배 마을인 ‘부여군 초촌면 신암리’를 마치 주인공 그 자체처럼 담아낸 <초촌면 신암리>은 그가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쩌면 ‘로컬 시네마’의 전형을 증명해내고 있다 할 작업의 결과물이었습니다. 이후 그는 <비가 내린다>, <큰 나무> 등 지속적으로 생태주의와 함께 ‘공주’와 ‘덕유산’ 자락 등을 담아내는 ‘로컬 시네마’적 작업을 지속합니다. 한편으로는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 이전에 실버세대의 자연스러운 사랑에 대한 욕구와 감정, 행위를 본격적으로 제시했던 <단풍잎>과 근래 들어 충무로와 독립영화진영에서 흔한 콘텐츠 소재가 되어버린 ‘탈북자’ 문제에 대해 일찍이 시선을 부여하고 이야기했던 1999년작 <만수야 그동안 잘 있었느냐?>까지 사회의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자신의 언어인 영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발언하는 것을 잊지 않는 일종의 영화적 실천의 태도를 고수하기도 하였습니다. 그에게 영화란 단지 유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자신이 느끼고 고민하는 사회적 문제와 테제들을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제기하는 하나의 소통 체계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는 자신의 영화를 통해 증명하려 합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이러한 ‘오점균’의 영화세계가 좀 낡고 투박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점균’ 감독의 영화세계에서 ‘계몽’과 ‘공감’이라는 자신만의 확고부동한 작가적 관점은 아직 유효한 명제라는 것입니다. 그에게 여전히 트렌드나 시류적 입장이라는 것은 관심 밖의 일로 남아있는 듯 보입니다. 요즘의 그는 모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강과 함께 틈틈이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수원의 어느 동네에서 시민들과 영상제작교실을 열며 지역의 한 귀통이에서 사람과 영화를 통한 세상과의 소통을 타진 중에 있습니다. 자~ 그럼 이제 영상이 세상은 바꿀 수 없을 진 몰라도 무언가를 알리고 소통하는 강력한 매개체라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는 한국영화계와 로컬 시네마의 ‘시네아스트’, ‘오점균’을 만나보도록 할 까요~.

- 2012 대전독립영화제 총괄 프로그래머 민병훈 -
반갑습니다.

저의 전 작품이 초대돼 고향 영화팬들에게 선보이게 되어 영광스럽고 마음이 설레 입니다. 그 동안 서울에서 영화를 만드느라 가끔씩 명절 때나 집안 행사가 있어 대전에 내려갈 때면 회덕을 지나 시내가 서서히 보일 때쯤 아련하고 순수했던 어릴 적 추억들도 떠오르고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저는 원래 미술을 했습니다. 설치미술 등 전위적인 미술을 하다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쯤, ‘장예모’감독의 <붉은 수수밭>을 보고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저 안에 다 있다는 걸 깨닫고는 32살(1991년)에 영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영화에서 느꼈던 원초적인 에너지, 민족적 정서, 민중의 힘 등은 지금도 저의 영화에 묻어있는 중요한 무엇이네요.

나의 영화 전 작품을 돌이켜보니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공공성, 쉬운 드라마 트루기, 계몽성(이 말을 쓰기를 좋아합니다. 어떤 영화제폐막식에서 ‘계몽영화를 계속 만들어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수상소감을 해서 관객들이 폭소를 터트렸던 적도 있습니다만..) 같은 것들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유기농을 경작하는 농부, 생태대안학교 아이들, 홀로된 노인의 사랑, 탈북자의 결혼 생활, 생존 경쟁에 놓인 오누이, 욕망을 해소하고 싶은 가난한 청춘 등을 소재로 한 단편 영화들과 소처럼 집안 일만하고 살아온 50대 아주머니가 첫사랑에 눈을 뜨며 자아를 찾는 이야기를 그린 장편 등, 주류에 밀려나 있지만 열심히 대안적인 삶을 꿈꾸고 살아가려 하는 아웃사이더들에 포커스를 맞추고 그들의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경구가 하나쯤 있읍니다만, 저는 미술을 하며 사회에 눈을 뜰 때쯤 읽었던 남미 민중 신학자인 ‘하아비 콕스’가 쓴 <세속도시>에 나오는 ‘예수는 예배당이나 경전에 있는 것이 아니고, 민중들이 살려고 아우성치는 시장 골목 속에 있다’라는 한 줄을 읽고 내가 걸어야 할 길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은 아득하지만 말입니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이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하아비 콕스’의 한 줄이 저에게 건네던 그 무엇처럼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무엇인가 남길 수는 있는 것이니까요. 저는 여전히 정의로운 미래사회에 대한 꿈을 영화가 가진 대중적인 힘에 싣고 사람들 마음속을 여행하는 시네마월드투어를 꿈꾸어 봅니다.

올 한해 천만 관객의 영화가 두 편이나 나와서 화려한 외양이지만, 현재 한국 영화계는 제작과정이나 상영에서 독과점, 수직계열화 문제가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공정성을 찾아야겠지만 자본집약적인 영화계는 특히 그러합니다. 지금 같이 창작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본의 눈치를 보고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만간 다양성과 창의적인 영화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양성과 창의력을 가진 독립영화들이 활발히 만들어져 시민들과 소통하려면 시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영화인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문화적인 면에서도 중앙 편중성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지역성 또한 중요합니다. 각 지역의 고유성이 작품으로 승화되어 지역민은 물론 타 지역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것은 문화다양성 면에서 필수적 입니다. 지역성을 표방한 대전독립영화제의 목표를 뜨겁게 지지하는 이유입니다.

끝으로 제6회 대전독립영화제를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즐겁고 생동감 넘치는 페스티벌이 되길 기원하며 이제 저는 영화로 여러분을 만날 순간을 고대하며 이만 물러납니다.

■ 오 점 균
  • 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 졸업
  •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석사) 영화과 연출전공
  • 現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강
▶ 연출작
장편극
2011년 동물 옴니버스영화<미안해, 고마워> 中, <쭈쭈> / HD / 23분
2008년 장편<경축! 우리사랑> 35mm Film / 100분
2006년 장편<생산적 활동> HD / 98분
단편극
1995년 단편<육질> The dreams of two men / 16mm Film / 21분
1996년 단편<미안해>‘I'm sorry' / 16mm Film / 21분
1997년 단편<초촌면 신암리>Natural Beings / 16mm Film / 25분
1998년 단편<단풍잎>The Yellow and Red Leaves / 16mm Film / 23분
1999년 단편<만수야 그 동안 잘 있었느냐?> 16mm Film / 23분
2000년 단편<비가 내린다>Sweet Rain / 35mm Film / 21분
2001년 단편<큰 나무>A big tree / 35mm Film / 8분
2002년 단편<생산적 활동>Vital Activity / 35mm Film / 21분
2010년 단편<산뜻한 제안> 디지털 / 4분
■ 마스터 비전 : 오점균 특별전
섹 션 제 목 시 간
경축! 우리사랑 11월16일 15:30 / 11월18일(세미나실) 11:30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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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래스 : 공감과 계몽 사이에서 ‘오점균’을 만나다] 11월18일(세미나실)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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