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인사말

 

11월이 작별을 고하는 와중에 이렇듯 대전독립영화제가 아홉 번째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겨울의 추위가 분명 앞당겨 진 듯 한 계절감으로 인해 이제 대전독립영화제는 겨울의 로컬 시네마 페스티벌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점점 쌀쌀해져만 가는 날씨에 대전충남세종의 로컬 시네마 영토는 외려 뜨겁게 달구어져가고 있습니다. 8회째를 맞이했던 지난 2014년 일반대학부문에 236편, 청소년 부문에 49편이 출품되어 총 285편의 출품작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일반대학부문에 251편, 청소년 부문에 62편, 총 313편의 출품되어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300편이 넘는 출품작 수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난 기회에서도 밝혔듯 이런 양적 수치만으로 로컬 시네마의 열기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은 저희도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313편의 지역 창작영상물을 떠올리게 되면 대전충남세종의 영상창작자들의 욕구와 열기가 저도 모르게 전달되어지며 가슴이 차오르며 심장의 열기가 느껴지는 감정은 어찌 할 수 없는 일종의 ‘생리현상’ 쯤 되는 것이라 변명하겠습니다. 지난 2013년엔 ‘제주도’의 로컬 시네마인 <지슬>이 가져온 신선한 충격과 자극으로 한국의 로컬 시네마가 한국과 세계의 영화인, 그리고 관객대중에게 그 존재를 알린 한해였다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는 역시 로컬 시네마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에게 일종의 ‘희망’을 선사하는 한편으로, 대전독립영화협회의 역사에 비해 짧다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대전충남세종의 로컬 시네마가 이루어내지 못한 성과를 이룩한 제주도를 보면서 약간은 복잡하고 착잡한 심정에 사로잡히는 것 또한, 하나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제는 저희가 흔히 말하는 ‘서울을 지척에 두고 있다는 일종의 저주(?!)’만을 탓하며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대전독립영화제에 참여한 대부분의 영상 창작인들이 대전과 충남, 세종 일대를 떠나 수도권으로 이동하며 가장 소중한 자원인 인재가 유출되는 현상 속에서 이제 어떻게 하면 대전충남세종의 영상문화가 나름의 정체성을 확보해가면서 다양성을 발현하여 그 고유의 로컬 시네마 영역을 공고히 하고 풍요롭게 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고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문화산업’은 말 그대로 ‘문화’가 먼저이고 ‘산업’은 그 이후의 문제입니다. ‘문화’와 ‘예술’로서 ‘영화’가 진정 타오르고, 그 재가 물길처럼 흘러가 사람들의 머리와 마음 속에 밑거름으로 쌓여야만 그 자양분으로 영화는 다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것이 순리임을 저는 믿고 있습니다. 지역의 ‘문화’ 중 하나의 근간으로서 ‘로컬 시네마’가 융성해지는 그 날 부터가 어쩌면 진정한 지역 ‘영상산업’의 근간이 마련되어 지는 시작이 되리라는 말을 감히 올려보며 이만 각설하겠습니다. 모두에게 언제나 그러하듯 Good Luck~!!! 이 함께 하기를...

- 2015 대전독립영화제 총괄 프로그래머 / 사무국장 민 병 훈 -